본문 바로가기
내가 발표한 것들

항해99 1/8(토) 발표 - 실전프로젝트

by Zabee52 2022. 1. 8.

밈글밈글

 

발표를 했다. 왜냐면 난 팀장이었으니까.

3주동안 기획, 개발했던 내용을 다듬어 발표했다. 발표 내용 자체는 꽤나 마음에 들었다. 말하고 싶은 내용만 주어진 시간에 맞춰 잘 했던 것 같다.

아쉬운 점은 있었다. 트러블슈팅 부분. 생각해보면 조금 더 우리 프로젝트의 주제를 관통하는 문제가 있었을 것 같은데, 이 부분을 제대로 탐구하지 못 했다. 발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음에도 말이다.

 

발표 흐름은 다음과 같았다.

발표시간 총 10분 중 2분 30초정도 프로젝트의 컨셉과 사이트의 기능을 시연과 함께 설명하고, 아키텍처를 1분 정도로 간략하게 설명, 남은 시간을 부하 테스트 및 트러블슈팅 시간에 투자하는 식이었다.

연습할 땐 10분정도로 나왔는데, 아무래도 발표할 땐 사족이 조금... 붙어서 그런지 예상보다 1분정도 추가로 소모되었다. 그럼에도 오차범위 정도였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다.

 

밈글밈글.pdf
0.78MB

 

 

그리고 발표 결과는...

 

뼈아픈 발표였다. 많은 것을 배웠고, 모래성은 쉽게 허물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허물어지기에 아름다운것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

발표를 하고 피드백을 받을 때, 기존 기술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새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은 나의 항해99 전체 과정을 관통하는 한 마디였다. 이 한 마디가 조급하게 따라가는 나의 지금을 말하고 있었다.

스프링에 대해 아예 아는게 없었을 땐 스프링의 지식을 갈구했다. 그렇다면 갈구했던 만큼 깊고 꾸준한 공부가 이어졌어야 했는데, 스프링은 완전 생 기초 기능만 알고 있는채로 JPA가 눈에 띄니 JPA를 조금 하고, 하다보니 JPQL도 조금 하고, QueryDSL 조금 하고.. 나의 지식이 얕고 고르게 펴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것들도 스프링에서 사용하는 것이니 스프링이라는 자기합리화였던 것 같다.

다음으로 관심을 가진 것은 레디스였다. DB 조금 해봤으니 레디스로 빠른 속도를 맛보고 싶어졌다. 조금 써보니 성능이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이것은 마치 마약과도 같았다. 그저 당연한 결과를 가지고 스스로 괄목할만 성장을 했다는 환상에 빠졌다. 어느 순간부터 보이는 화려함에 집착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저 조금 아는 사람의 거만함이었다.

 

배운지 두 달 조금 지난 주제에 땅도 충분히 다지지 않은 채로 감히 이것저것 시도하니 벌어진 문제였다.

항상 기능을 사용할 땐 이유를 알고 쓰자는 생각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되돌아본 나의 모습은 사용을 하고 그 이유를 가져다 붙이는 사람이었다. 이 모습을 인지한 순간 나는 끊임없이 참담했다.

 

과거의 우수했던 나는 이제 없다. 이제는 대학 동기 중 제일 못 하는 사람보다도 못 하는게 나일 것이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머리 속으로는 이해 했다. 그렇기에 항해99에 지원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심 인정은 하지 못 했다. 깎고 잘라낸 나의 자존심이 아직도 나를 붙들고 흔들고 있었다.

그렇기에 현실을 인지하게 되는 순간 현재 나의 모습이 보였다. 인정을 해야하는 나의 모습이었다.

 

그래도 다행이다. 그렇게 늦었음에도 아직도 늦지 않았다. 이제부터 다시 쌓아나가면 된다. 시작한다. 다시 기초강의부터 듣고, 기술을 제대로 알고 사용해봐야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