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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르타코딩클럽 항해99 4기 후기

by Zabee52 2022. 2. 17.

추천/비추천 아님, 그냥 후기임

 

먼저,

항해99는 기본적으로 자기주도형 성장을 장려하는 과정이다. 스스로 공부할 것을 찾고, 이를 통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어떻게 해야 기술을 학습할 수 있는지,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를 깨우쳐야 한다. 이를 해낼 수 있는 사람들은 분명히 항해99를 통해 이득을 얻을 수 있다. 그렇지 못 하거나, 부트캠프 과정을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는 사람은 원하는 성과를 얻어내기 힘들 것이다. 이걸 명심하고 신청해야 한다.

항해99는 그냥 취업 시켜주는 과정 아닌가요? 근데 왜 그런 고생을 해야하죠?
- 가만히 있어도 뭔가 얻어가는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가만히 있어서 얻을 수 있는 것을 얻는 걸로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것을 성취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인다.
이런 강력한 경쟁자들을 이기고 취업을 해내려면 이 사람들을 상회하거나 비슷하기 위한 노력을 반드시 해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고생을 해야만 한다.

 

항해99 과정 자체에 대해 부족한 점 등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이 부분은 아마 기수가 넘어감에 따라 지속적으로 나아지는 중일 것이고, 내가 겪었던 문제점들은 이후 기수에서 수정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래는 과정을 수행하며 느낀 점이다.

 

지원동기 - 커리어 붙이기

나는 컴퓨터학도였다. 근데 이제 2년간의 공백기를 곁들인.....

공백기를 가진 나는 다시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하고자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항해99를 통해 커리어붙이기가 가능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신청했다.

 

돈을 인질로 잡혔다

100일만에 500만원을 태우는 이런 과정은 결국 내가 보통보다 더욱 노력하게 만든다. 돈이 아까워서 본전을 회수하기 위해서다. 500만원을 푼돈으로 느끼지 않는 사람이라면 아마 누구든 평상시 이상의 텐션으로 과정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부분은 국비지원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자습퀄리티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돈을 인질로 잡히면 사람이 이렇게 강력해진다.

 

비전공자가 너무 많다

나중에 알았다. 개발자 취업이 열풍이고, 이에 따라 현재 부트캠프 열풍이 불고 있다는것을. 신청자가 상당히 많았고, 실제 항해 과정 초기엔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 진행을 했다. 그리고 비전공자가 정말 많았다. 이 사람들이 과정을 잘 수행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조금 들었다. 그리고 이 중에선 첫 날에 나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걱정은 걱정인거고, 공부 하러 왔으면 무라도 좀 썰고 가지 왜 벌써 도망을..

 

과정을 신뢰하지 않는 인원이 등장했다

'자기주도형' 학습을 장려하는 교육과정이라는 말은 결국 특별한 일이 없으면 놔두고 방치하겠다는 뜻과 같다. 이는 마치 돈을 내고 그룹 스터디를 하는 듯한 모양새를 띄었고, 실제로도 그랬다. 그렇게 되니, 돈을 받고 자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모양새의 과정을 강력하게 의심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의심의 물결은 들불처럼 번져서, 정말 많은 사람들의 이탈(20명 이상 한 것 같다)이 발생했다. 나는 사기가 조금 꺾인건 사실이었지만 남아있었다.

 

흔들리지 않고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자극을 받았다 / 비전공자는 대단하다

근데, 이런 상황 속에서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학습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중에는 비전공자의 수가 더 많았다. 그 사람들을 보며 느낀 점은, 나도 지금 이 순간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도태되어버릴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이 긴박감은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어서 스스로 주어진 시간을 더 촘촘하게 채워나가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공부 시간만 따지자면 일주일에 대학교 중간고사 시험범위 정도는 소화할 수 있는 정도였던 것 같다. 이렇게 공부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항해99 과정은 나에게 있어서 행운이었다.

 

99일은 웹 개발 기술을 배우기에 충분한 시간은 아니다. 대신,

공부하는 방법을 배우기엔 충분히 넘치는 시간이다. 또한 이만큼 노력하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다.

항해99는 스스로 과정에 대해 소개할 때,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몰입하여 개발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틀렸다. 하루에 고작 12시간 공부하는 사람은 과정을 제대로 마무리하기 어렵다(따라오지 못 한 채로 시간을 보낼 수는 있다). 과정을 수행하면서, 마지막 이력서 주차를 제외하고 자정 이전에 나가본 기억이 몇 번 없다. 오전 9시부터 새벽 4시까지 개발하고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 하루 최소 15시간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채찍이었던 것이다. 물론 매일 그런건 당연히 아니다.

 

항해99에서 얻은 가장 큰 자산은...

이만큼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이 사람들을 이기려면 나도 그만큼의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을 배운 점이었다. 나에게 있어 항해99 과정은 노력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정도의 정신교육에 400~500만원의 금액을 지불하는 것은 별로 아깝지 않았다. 하지만 항해99 과정을 단순 교육 및 취업 연계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금액을 아깝다고 느낄 가능성이 있다. 아니, 매우 높다. 하지만 공부할 준비가 되어있거나 공부할 준비를 할 준비가 된 사람에겐 정말 훌륭하고 가치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공부 열심히 하는 사람들과 가까이 하며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정도의 의사소통 능력도 같이 가진 사람이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나는 그정도까진 아니었던 것 같다.

 

여기까지 읽은 사람은

아마 항해99과정을 수행하면 내가 돈을 날릴지 아닐지를 직감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잘 생각해보고, 만약에 500만원 가지고는 공부하는데 충분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 것 같다면, 코드스테이츠나 위코드 가라. 더 큰 돈이 걸리면 더 열심히 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돈이 안 아까운 금수저면서 의지가 충분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럼 하지마이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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